"외로워서" 반려동물 키우는 취약계층

김하경 기자 2020. 6. 12. 03: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이 반려동물을 키우려고 매월 약 13만 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회복지관, 정신건강복지지원센터, 의료기관과 협력해 반려인 관련 통합복지를 지원할 것"이라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취약계층 반려동물 복지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604명 양육실태 조사.. "스트레스 줄고 건강에도 도움"
노인계층 위주 긍정 응답 많아.. 한달 13만원 안팎 비용은 부담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이 반려동물을 키우려고 매월 약 13만 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반려동물 양육을 위해 생활비를 줄이거나 돈을 빌리기도 했다.

서울시가 최근 반려동물을 기르는 취약계층 604명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양육 실태’를 조사한 결과 ‘동물을 좋아해서’(29.7%), ‘외로워서’(20.4%), ‘우연한 계기’(17.6%) 등의 이유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계층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홀몸노인, 장애인 등이다.

20대는 ‘동물을 좋아해서’(58.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70대(31.1%)와 80대(24%)는 ‘외로워서’라는 이유가 많았다. 이들은 주로 친척이나 친구, 지인 등으로부터 반려견을 받았다(42.3%). 반려묘는 길고양이나 유기묘를 데려다 키우는 사례(45.1%)가 많았다.

반려동물은 대체로 취약계층에게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들은 반려동물을 키운 뒤 책임감 증가, 외로움 감소, 생활의 활기, 긍정적 사고, 스트레스 감소, 건강·자신감 향상, 운동량 증가 등이 발생했다고 응답했다. 김성호 성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취약계층이 반려동물을 더 잘 양육할 수 있도록 행동교육, 건강교육 등 다양한 관련 교육을 받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육비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취약계층이 반려동물 양육을 위해 월간 지출하는 비용은 반려견이 평균 13만8437원, 반려묘는 12만4346원으로 조사됐다.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 등 다른 기관이 조사한 일반 반려인 가구의 월평균 지출 비용(12만8000∼14만5000원)과 큰 차이가 없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61.9%)은 월 가구소득이 100만 원 미만이다.

실제 23.8%는 반려견 병원비가 경제적 부담이라고 했다. 이어 사료 및 간식비(15.8%), 미용 및 관리용품비(14.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려묘는 위생관리(22.7%)와 병원비(20.5%), 사료 및 간식비(14.8%) 등의 순이었다. 이런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응답자들은 생활비 감축(37.7%), 신용카드 사용(22.7%), 대출(7.8%), 치료 포기(4.5%) 등의 방법으로 대처했다고 했다. 62.1%는 반려동물과 관련해 도움을 청할 곳이 없다고 했다.

이들은 반려동물을 위한 의료비, 사료 및 간식, 용품, 장례 등의 지원을 희망했으며 공공 수의병원 개설, 동물병원 진료비 표준화,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 확대, 반려동물 보험제도 의무화 등의 제도가 마련되기를 희망했다.

서울시는 올해 시민참여예산제도를 통해 반려동물을 기르는 마포구 등 4개 자치구 취약계층 100명과 동물 200마리를 대상으로 의료와 정신건강 상담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회복지관, 정신건강복지지원센터, 의료기관과 협력해 반려인 관련 통합복지를 지원할 것”이라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취약계층 반려동물 복지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