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이용편한 미용실 따로 있다

2022-09-22 11:20:50 게재

노원구 '헤어카페 더휴'

맞춤형 장비·전문 인력

서울 노원구가 장애인 주민들이 이용하기 편리한 미용실을 마련했다. 노원구는 전국 최초로 장애인 친화 미용실 '헤어카페 더휴'를 운영한다고 22일 밝혔다. 장애인 공모를 통해 정한 이름으로 쉼(休)이 있는 카페처럼 아늑한 미용실을 뜻한다.
노원구가 장애인 친화 미용실을 마련하고 다음달부터 본격 운영한다. 사진 노원구 제공


일반 미용실은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설계돼있기 때문에 장애인 주민들이 이용하기 불편하다. 사회적 편견 때문에 미용실 방문을 망설이는 주민도 있다. 사회복지관 등에서 장애인들에게 미용서비스를 제공하고는 있지만 이용자들 눈높이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노원구는 지난해 12월 '장애인 친화 이·미용실 설치·운영 조례'를 제정,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적절한 장소를 물색, 지난 2월 상계동 한 건물 임대차 계약을 마쳤다. 미용실 안팎은 '장애인 등 편의법'에 맞춰 설계, 주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장애 유형이 다른 여러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맞춤형 시설부터 갖췄다. 맞춤형 의자와 장비가 우선이다. 샴푸 기기와 휠체어에서 의자로 이동을 돕는 리프트, 자동문과 점자블록, 기저귀 교환 탈의실 등이다. 휠체어 이용자를 고려해 강도 높은 바닥 자재를 사용했고 전동휠체어 충전소도 갖췄다.

미용실 한켠에는 자작나무로 내부를 꾸민 작은 카페가 있다. 장애인과 동반하는 보호자가 기다리는 동안 편안히 쉬도록 한다는 취지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용 전문 인력도 남다르다. 장애인식 교육을 이수한 실장급 이상 경력을 갖춘 2명이 근무한다. 사회복지사도 1명 상주하면서 장애인들 이용편의를 돕고 복지서비스를 안내·연계한다.

비용은 시중보다 50% 이상 저렴하게 책정했다. 남녀 불문하고 커트는 6900원 파마는 1만9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은 50%를 추가로 깎아준다.

노원구에 등록한 장애인 주민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다음달 4일부터 전화나 누리집을 통해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수요일과 공휴일은 휴무다. 공식 운영에 앞서 이달에는 장애인 시설과 단체를 대상으로 시범운영한다.

구는 장애인 미용실에 이어 전동휠체어 운전연습장, 장애아동을 위한 놀이 공간 등 맞춤형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노원구는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두번째로 장애인 인구가 많다"며 "장애인 친화사업을 확대해 장애인과 가족 모두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는 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문의 02-2116-3316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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